
새로운 문장작법
우리가 표현하려는 것은 마음이요 생각이요 감정이다. 마음과 생각과 감정에 가까운 것은 글보다 말이다. '글 곧 말' 이라는 글에 입각한 문장관은 구식이다. '말 곧 마음'이라는 말에 입각에 최단거리에서 표현을 계획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문장작법은 글을 어떻게 다듬을까에 주력해왔다. 그래서 문자는 살되 감정은 죽는 수가 많았다. 이제부터의 문장작법은 글을 죽이더라도 먼저 말을 살리는 데, 감정을 살려놓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말은 사회에 속한다.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소유인 단어는 개인적인 것을 표현하기엔 원칙적으로 부적당할 것이다. 감정과 사상을 교환하는 수단으로 문장처럼 편리한 것이 없을 것이니, 개인적인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것은 현대 문장연구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 생각한다.
산사람은 생활 그 자체가 언제든지 새로운 것이다. 고전과 전통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오늘'이란 '어제'보다 새것이요 '내일'은 다시 '오늘'보다 새로울 것이기 때문에, 또 생활은 '오늘'에서 '어제'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에서 '내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의식적은 아니라도 누구나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자꾸 '새것'에 부딪쳐나감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언어는 이미 존재한 것이다. 기성의 단어들이요 기성의 토들이다. 그러기 때문에 생전 처음으로 부딪쳐보는 생각이나 감정을, 이미 경험한 단어나 토로는 만족스럽게 표현할 수 없다는 이론이 성립될 수 있다.
(28-30p)
글 짓기
어렸을 때는 '글쓰기 수업'이 아니라 '글짓기 수업' 이라고 불렀다. 지금 생각하니 참 지혜로운 말이다. 글을 쓴다고 하면 행위에 갇힐 수 있으나, 짓는다는 비유를 더하면 의미가 훨씬 풍부해진다.
대상 하나를 제대로 알고 배우려면 일단 해보고 부딪히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사람도 만나봐야하고, 말도 해야 늘고, 듣는 연습도 필요하듯이, 글도 지어봐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을 표현하고, 또 그 표현이 매일이 새롭듯 새 것이 되기 위해서는 문장을 설계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았다.
내가 쓴 글이 훌륭하려면, 우선 나 자신이 풍부해야하고, 글을 짓는 법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저 좋다.
요령 없는 정직함이 좋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끊임없이 내것을 표현하고 짓는 연습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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