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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이야기

미나리

 

 

'로마' 이후에 만난 따뜻하고 기분좋은 영화다.

 

원래가 영화라는 매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옆에 있는 사람덕에 좋은 영화를 볼 기회가 더러 있었다.'로마'도 그 중 한 편이었는데, 흑백 멕시코 도시의 풍경과 감독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가구들로 꾸며진 집 내부가좋은 장면으로 기억 속에 남았다.

 

영화는 책과 다르게 눈과 귀를 통해 전해지는 공감각적 매체라,내 기억속에서의 장면 또한 소리와 함께 남는다.

 

# 가족이 처음 집을 마주했을 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
# 그 집에서 폭풍을 맞이할때 두려움에 떠는 가족과 비에 젖은 아빠의 대비
# 아들과 아빠가 함께 넓은 땅에서 숲을 바라보는 장면
# 열심히 일하고 집에 돌아올 때 땀에 젖은아빠의 난닝구

# 처음 할머니가 집에 왔을 때 엄마의 얼굴

# 할머니와 손자가 처음 미나리 밭으로 향할 때의 분위기

# 삐쭉삐쭉 손들고 서서 혼나는 아들과 담긴 사랑이 담긴 호통으로 혼내는 아빠

# 병원을 들렀다가 한국마켓 앞에서 계약을 성공시키고 나와 위기를 맞는 부부의 눈

# 불길 속에서 '여보'를 찾는 남편의 외침

# 할머니를 향해 뛰어가는 손자의 두 발

#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거실에 나란히 누워 있는 넷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표정

 

이런 장면들이 내 기억속에 따뜻하게 남는다. 

누군가가 직접 경험한 생생한 삶을 

나도 같이 겪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손자 역할을 맡은 앨런 배우의 귀여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인스타를 뒤적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