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부이동 한번 신청했다가 인생이 피곤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피곤해지는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생각과 고민'의 무한 궤도속에 스스로 들어갔다가 반드시 또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전무님의 활약으로 궤도에 진입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전무님이 솔직하지 못해서이다.
진짜 이유는 감춘 채 내 커리어와 미래를 생각한다는 말로 포장하고, 당신이 원하는 결과로 이끌어 가는게 나를 불편하게 했다.
반면, 오늘 만난 최소장님은 과격할정도로 솔직하시다.
그 솔직함 앞에 깔-끔하게 설득당했다.
나에 대한 그의 감정과 현재 내 위치, 기획과 컨설팅이 현재 하고 있는 일- 등에 대해서 가감없이 의견을 펼쳐주시니,
경험도 적고 덤빌 짬도 안되는 나로선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해주신 말씀중에 가장 의미 있게 와 닿았던 지점은,
'기획, 컨설팅이 건축계획 전 범위에 걸쳐야 하는데 기획단계에만 머물러 있지 준공까지 남아있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회사 내 개발기획실 뿐만 아니라 삐까뻔쩍한 돈을 받는 전문 컨설팅 회사들도 마주하는 한계이다.
건축이 태어나는 시점에 열심히 돈들여 시간들여 컨셉을 잡으면 뭐하나,
그 컨셉은 완성되어 걷지도 못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다른 건축에게 가 있을 것이다.
설계를 해보고 잘 아는 사람이 기획을 할 때에 실제로 묻어나는 기획을 할 수 있게 되리라는 소장님의 기대를 오늘 보았다.
죽은 데이터가 아니라 살아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지금의 경험이 꼭 필요하다는 열변에서 진심을 느꼈다.
그래서 프로젝트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하는 매니지먼트가 필요하구나를 다시 한번 기억하고,
이렇게 된 거 건축사 공부를 하기로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