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5일 IFC에서의 회의
본부장님과 함께 위원장님을 뵈러 IFC로 향하는 택시안이다.
위원장님을 만나뵈러 가는건데, 본부장님한테선 어젯밤의 술이 아직 남아있다. '중요한 자리인데, 신경좀 쓰시지.. '
가는 길 택시안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본부장님의 사견을 말씀하신다. 이건 절대 안되는 프로젝트고, 사업의지가 있는 것인지 내가 가서 한마디 해주고 와야겠다는 허세충만한 으름장을 놓으신다. 생각보다 일찍 IFC에 도착해서 근처 스벅에서 커피를 사주셨다. 시간 맞춰 들어가시려는 생각이신것 같다. 담배를 한대 태우시고는 약속시간 5분전 쯤 맞춰서 사무실로 향한다.
사무실 로고가 보이는 곳으로 향하고 익숙한 얼굴의 차장님이 맞이해주신다.
이어 위원장님실에서 위원장님을 만난다.
두분이 악수를 하시고 명함을 주고받으신다.
위원장님이 먼저 사업계획서를 펼쳐 보여주시고 사업 내용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 호소력있는 목소리와 적당한 속도로 단숨에 거만한 본부장님의 자세를 돌려놓는다. 이어지는 설명에서 본부장님은 이미 감동을 받으신 듯 하다. 설명이 끝나고 본부장님께서 질문 몇가지를 하신다.
1. 관광단지에서 얻은 수익을 대교 무료화로 사용한다는게 가능한 일인가?
2. 개발이 단계별로 진행될 경우, 어떤 지구가 메인이 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분동을 할 것인지, 관리는 중앙에서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3. 공공기관이 운영주체가 될 경우,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스럽다.
4. 관광, 인프라에 드는 비용이 투자대비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
-본부장님께서 지적하신 부분들이 저희가 다 그동안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하고 운을 뗀 후 위원장님께서 곧바로 답변을 하신다.
1. 다른 대교 사례를 들어 설명하시며, 대교 무료화는 수익을 가장 보수적인 단계를 기준으로 하여 민감도 분석을 끝낸 것이다.
2. 단계별로 진행할지 한번에 진행할지의 여부는 시간적관리의 문제이다.
3. 섀도우 스마트 기능이 운영문제를 손쉽게 중앙관리로 해결해 줄 것이고, 이에 따른 운영비 절감은 덤으로 따라올 것.
4. 타당성의 문제는, 해당 지역 평균 숙박료를 기준으로 하여 객실단가를 산정했을때 나온 결과이고, 우리는 하이엔드 시장이나 고객 맞춤형 고급 프로젝트가 아닌 대중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일정수준이 지나면 고객이 고객을 불러오는 효과가 나타날 것.
위원장님의 사업설명을 듣는 동안 질문들을 생각하신 준비한 본부장님도 대단하시지만, 그 짧은 시간에 각 질문에 근거를 제시하며 답변을 해주신 위원장님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본인의 위치를 드러내면서 겸손함을 유지하는 태도며, 상대의 말을 들어주면서 본인의 방향으로 설득하는 능력이 위대하기까지 보였다. 중간중간 간증을 섞어가며 하나님을 높이는 은혜까지.. 이분을 만나게 된 것이 다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행해진 일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벅찼다.
두 어른이 마주하며 얘기하는 것을 보며 참 많은 것을 느꼈는데,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은 서로다른 두분의 관점이었다.
위원장님께선 보이지않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셨다. 본질과, 사람의 인식에 대한 얘기를 중점적으로 하시며 사업을 설명하셨고, (아마 이 부분에서 본부장님도 새롭다 느끼셨을 것이다.) 설명을 시작하시기전에 명확한 전략과 목표에 대해 먼저 말씀하시고 구슬을 꿰어 나가시는 그 과정이 매우 구체적이었다.
반면 본부장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 얘기하셨다. 사업비, 사업방식, 기간, 사람, 결국 다 돈에 관련된 이야기였고, 해결하면 되는 2차원적인 문제들이었다.
말의 힘이, 그리고 사람 그 자체로 주는 설득력에 대해서도 많은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미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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