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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생각

사람에서 건축에서 도시로

 

PM(Project Management)라는 업에 요새 푹 빠져있다. 이렇게 매력적인 일을 그동안 알지 못한 것이 안타깝기 까지 한다.

 

설계사무소에서 2년정도 일을 해보면서 느낀것은 

1. 설계는 창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적어도 대한민국에선)과 2. 그 성격이 엔지니어링에 가깝다는 것이다.

 

100%는 아니겠지만 , 비율로 따지면 1:9 정도 되는 것 같다. 창조적인 일을 기대하고 이 곳에 왔는데, 하는 일은 결국 어떤 기준 (건축주의 기준, 비용, 법규)에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하는 기획 단계의 일도 결국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진 못하고, 코 앞의 공모당선을 위한 단기적 컨셉일 뿐이다.

 

결국 내가 이 곳에서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없겠구나,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 자체가 그렇구나- 라는 좌절을 경험 한 후, 새로운 길을 찾으려 계속 발버둥을 치고 있다. 가장 최근엔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다. 젊음을 이용해서 공부를 더 하고, 건축과 금융을 융합한 부동산금융에 더 늦기 전에 뛰어들어야겠다고 공인중개사 시험도 보고, 마음을 다 잡은 즈음 새로운 길을 알게 되었다.

 

김위원장님을 만나고나서, PM의 위치에서 명확한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장기계획을 수립해가는 과정, 그리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관여하고 관리하는 일이 상당히 역동적인것을 보았다. 1월부터 12월까지 1년 계획을 수립하고, 그 안에 월별, 주별, 일별, 시간별의 계획까지 촘촘하게 생각하고 상상한다. 부분과 전체를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며 한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지휘하는 일이다. 

 

아 이런일을 진작에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회사 동기와 한탄하며 대화를 하던 중 깨달았다.

내가 건축을 공부했고 설계를 했기 때문에 얻은 것이 분명 있다. 

 

사람의 스케일에서 세상을 보는 것.

밀리미터mm 단위로 계획을 하는 것.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해서 건축을 완성하는 것이

건축에서 또 다른 것으로 확장할 수 있는 다른 이름의 가능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멀리 보며, 오늘도 작은 일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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